안 쓰고 넘긴 연차 하루는 그냥 사라지지 않고 통상임금 하루치 현금으로 바뀝니다. 문제는 회사가 먼저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. 저는 개인사업자라 연차가 없지만, 회사 다니는 아내가 연말마다 “안 쓴 연차, 돈으로 받을 수 있는 거 맞아?”라고 물어볼 때마다 같이 계산기를 두드립니다. 저도 예전 직장 다닐 때 연차수당을 제대로 못 챙겨 그냥 날린 적이 있어서 더 악착같이 봅니다. 막상 알고 보면 어렵지 않은데, 모르면 1년에 수십만 원을 그냥 버리는 게 바로 이 연차수당입니다. 연차가 며칠 쌓였고 수당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, 2026년 기준으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.
연차수당, 누가 받을 수 있나요?
연차수당은 근로기준법 제60조가 보장하는 ‘연차 유급휴가’를 쓰지 못했을 때 돈으로 보상받는 것입니다.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. 첫째,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어야 하고, 둘째, 주 15시간 이상 일해야 합니다. 이 조건만 맞으면 정규직·계약직·아르바이트 구분 없이 발생합니다.
- 1년 미만 근로자 — 1개월 개근할 때마다 1일씩, 최대 11일의 연차가 생깁니다.
- 1년 이상 근로자 — 1년간 80% 이상 출근하면 15일의 연차가 발생합니다.
- 3년 이상 장기 근속자 — 2년마다 1일씩 추가되어 최대 25일까지 늘어납니다.
회사가 “우리는 5인 미만이라 연차 없어”라고 한다면, 정말 4인 이하인지 꼭 확인하세요. 사장이 4대보험을 일부러 누락시키는 경우도 있어서, 실제 함께 일하는 사람 수로 따져야 합니다.
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연차가 어떻게 늘어나는지 표로 정리하면 한눈에 들어옵니다.
| 근속 기간 | 연간 연차 일수 |
|---|---|
| 1년 미만 | 매월 개근 시 1일 (최대 11일) |
| 1년 ~ 2년 | 15일 |
| 3년 ~ 4년 | 16일 |
| 5년 ~ 6년 | 17일 |
| 21년 이상 | 25일 (상한) |
즉 3년차부터 2년마다 1일씩 붙어서, 21년 이상 일하면 한 해 25일까지 받습니다. 오래 다닌 분일수록 미사용 연차가 쌓였을 때 수당 액수도 그만큼 커집니다.
연차수당 계산법 — 1일 통상임금만 알면 끝
공식은 딱 한 줄입니다.
연차수당 = 미사용 연차일수 × 1일 통상임금
여기서 헷갈리는 게 ‘1일 통상임금’인데, 이것도 공식이 정해져 있습니다. 월급제 근로자라면 1일 통상임금 = (월 통상임금 ÷ 209시간) × 8시간으로 계산합니다. 209시간은 주 40시간 근무에 주휴시간을 더한 한 달 기준 시간입니다.
실제로 계산해볼까요? 월 통상임금이 250만 원인 직장인이 연차 5일을 못 썼다고 가정하겠습니다. 시간당 통상임금은 250만 ÷ 209 ≈ 약 11,962원, 1일 통상임금은 약 95,694원입니다. 여기에 미사용 5일을 곱하면 약 47만 8천 원이 됩니다. 5일 안 쓴 것만으로 50만 원 가까이가 통장에 들어오는 셈입니다.
참고로 2026년 최저임금은 시급 10,320원입니다. 최저임금만 받는 분도 1일 통상임금이 약 8만 2천 원이라, 미사용 연차가 쌓이면 무시 못 할 금액이 됩니다.
한 가지 자주 헷갈리는 점은 ‘통상임금’과 ‘평균임금’의 차이입니다. 연차수당은 원칙적으로 통상임금(기본급 + 고정적으로 매달 주는 수당)을 기준으로 합니다. 야근수당처럼 들쭉날쭉한 돈은 빠지지만, 매달 똑같이 들어오는 식대·직책수당은 포함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본인 급여명세서를 펴놓고 “매달 고정으로 들어오는 항목”을 더해 통상임금을 잡는 것이 정확합니다. 회사가 기본급만으로 적게 계산해 주는 경우가 많으니, 명세서를 꼭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
사장이 안 주려 할 때 — 이렇게 대응하세요
연차수당은 임금이기 때문에, 안 주면 명백한 임금 체불입니다. 그런데도 “다음 달에 줄게”, “원래 그런 거 없어” 하며 미루는 곳이 있습니다. 제가 직접 챙긴 순서대로 알려드립니다.
- 소멸시효부터 확인. 연차수당 청구권은 3년입니다. 3년이 지나면 받을 권리가 사라지니, 묵혀두지 마세요.
- 증거 확보. 근로계약서, 급여명세서, 연차 사용 내역(또는 미사용 기록)을 캡처·보관합니다.
- 고용노동부 진정. 그래도 안 주면 고용노동부 또는 관할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넣을 수 있습니다. 무료이고, 온라인으로도 됩니다.
정확한 내 연차 일수와 통상임금이 헷갈린다면, 고용노동부 워크넷·고용노동부 상담(국번없이 1350)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혼자 끙끙대지 말고 물어보는 게 가장 빠릅니다.
놓치기 쉬운 포인트 3가지
- 퇴사할 때 남은 연차도 전부 수당으로. 그만두면서 못 쓴 연차는 마지막 월급에 연차수당으로 정산받아야 합니다. 슬쩍 빼고 주는 경우가 많으니 꼭 확인하세요.
- ‘연차촉진제도’를 했는지 보세요. 회사가 법적 절차에 맞춰 연차 사용을 서면으로 촉진했다면 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. 구두로 “쓰라고 했잖아”는 해당 안 됩니다.
- 통상임금에 정기 수당도 포함. 매달 고정적으로 받는 식대·직책수당 등은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어, 실제 수당이 기본급 기준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.
연차수당은 사장이 베푸는 보너스가 아니라 법이 정한 내 임금입니다. 아이 셋 키우는 집엔 연차수당도 귀한 보너스입니다. 당당하게 챙기세요. 노동·임금 관련해서 함께 보면 좋은 글도 아래 정리해뒀습니다.